올여름 폭염과 가뭄의 한가운데를 처절하게 살아내다 보면 문득 삶의 무게라는 것이 날씨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후텁지근한 공기가 온몸을 감싸고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길을 막아서듯, 살아가며 만나는 예기치 못한 난관들도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온다.
하지만 이처럼 모두를 메마르게 히고 죽일 듯 무더운 날에도 길가를 유심히 살펴보면,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제 몫을 해내며 계절을 견뎌내는 보통 사람들의 소박한 얼굴들을 만난다.
새벽부터 도시의 환경정화를 위해 힘쓰는 사람의 손길, 무더위 속에서도 타인의 안전을 위해 땀을 흘리는 현장 노동자의 등, 그리고 옆 사람에게 작은 부채질을 건네는 이웃의 다정한 마음까지.
우리는 뉴스 화면을 장식하는 거창한 모습이나 성공의 소식에만 관심을 가지곤 하지만, 정작 이 사회를 단단하게 지탱하는 힘은 이름 없이 자리를 지키는 이들의 일상적인 성실함과 온기에서 나옴을 볼 수 있다.
우리가 마주하는 사소한 고민이나 세상의 문제들은 단칼에 해결되기 어려울 때가 많다. 경제적인 불안, 관계의 단절, 혹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저마다의 어깨를 누른다.


